병원 진료실에서 잰 혈압은 늘 조금 높게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흰 가운만 보면 심장이 빨라지는 이른바 ‘백의 효과’ 때문입니다. 반대로 병원에서는 멀쩡하다가 집에서 재면 높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혈압은 병원에서 한 번 잰 숫자보다 집에서 꾸준히 잰 숫자가 더 많은 것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든 한 사십 대 직장인을 떠올려 봅니다. 몸무게도 그대로고, 술도 줄였고, 어디 아픈 데도 없습니다. 그런데 결과지 한 줄에 눈에 띄는 표시가 붙어 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 148. 옆에는 작은 글씨로 '경계'. 아프지 않으니 일단 접어 두었다가, 한 달쯤 지나 서랍 속에서 다시 꺼내 보게 됩니다. 이 숫자는 대체 무슨 뜻일까요....

회사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든 마흔두 살 김 과장은 한참을 들여다보다 그냥 서랍에 넣었습니다. 혈압도 정상, 콜레스테롤도 그럭저럭. 다만 공복혈당 옆에 108이라는 숫자가 있었고, 그 옆에 작은 글씨로 '경계'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아픈 데가 없으니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3년 뒤 같은 항목은 131이 되어 있었고, 그제야 의사에게 "당뇨입니다"라는 ...

건강검진을 받고 나면 며칠 뒤 두툼한 결과지가 도착합니다. 그런데 숫자와 화살표, 낯선 영어 약자가 빼곡한 그 종이를 펼쳐 든 순간, 대부분은 '정상'과 '재검' 두 글자만 확인하고 서랍에 넣어 버리죠. 정작 그 안에 담긴 몸의 신호는 읽히지 못한 채 사라집니다. 오늘은 결과지를 조금 더 알아보는 눈으로 읽는 법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다만 시작 전에 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