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서를 내고 행정복지센터를 나오던 길, 민수 씨 부부는 손에 든 안내문 뭉치를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부모급여, 첫만남이용권, 아동수당, 양육수당… 이름은 비슷한데 어디서 무엇을 신청했고, 무엇이 아직 남았는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챙길 것은 기저귀와 젖병만이 아닙니다. 나라가 마련해 둔 지원도 신청해야 받는 것이 대부분이라,...

십일월 첫 주, 계량기 숫자가 평소보다 빨리 돌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보일러 온도부터 낮춥니다. 이웃집 어르신은 "올해는 장판만 켜고 버텨 보려고" 하며 웃으셨지만, 그 웃음 끝에 걱정이 묻어 있었습니다. 겨울 난방비는 아끼는 데도 한계가 있는 돈입니다. 그래서 국가가 마련해 둔 에너지바우처를 이번 가을에 한 번 정리해 두려 합니다. 아래 내용은 작성 시점(...

일흔을 막 넘긴 박 씨 부부는 지난 가을, 동네 복지센터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습니다. "우리는 집이 있고 국민연금도 조금 나오니 안 될 거야." 서로 그렇게 말하며 신청을 미뤄 온 지 3년째였지요. 그날 우연히 만난 이웃이 건넨 한마디가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일단 모의계산부터 해봐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손해예요." 기초연금은 이처럼 '나는 해당 안 ...

지난봄, 서른여덟 살 지현 씨는 뇌병변장애가 있는 동생의 통장을 정리하다 한참을 멈췄습니다. 매달 15일 언저리에 들어오는 작은 금액. 입금자명은 '보건복지부'였습니다. 동생은 "그냥 나라에서 주는 돈"이라고만 알고 있었고, 그게 정확히 어떤 제도인지, 올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 글은 그 통장 속 숫자를 조금 더 또렷하게 읽어보려는 기...

9월의 아침 공기가 서늘해지면, 어르신들은 보일러 밸브부터 확인하십니다. 작년 겨울 청구서가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12월 내내 거실 한 칸만 데우고 나머지 방문을 닫아두었다고 하셨습니다. 추워서가 아니라, 요금이 무서워서였다고요. 그런데 그 겨울, 그분이 받을 수 있었던 지원이 있었습니다. 신청서 한 장이면 됐던 일인데, ==신청 기간을...

폭염 특보가 뜬 한낮, 창문을 닫고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해 여름을 나는 집이 있습니다. 에어컨이 없어서가 아니라, ==켜면 나올 전기요금이 무서워서== 리모컨에 손이 가지 않는 것입니다. 어르신 홀로 계신 집, 어린 아기가 있는 집, 몸이 아픈 가족이 있는 집일수록 이 여름은 유난히 길고 위험합니다. 그런 집을 위해 나라가 냉방비 일부를 대신 내주는 제도가...

사회 초년생 지수 씨의 통장은 매달 25일이면 어김없이 얇아진다. 실수령 220만 원 남짓한 월급에서 원룸 월세 55만 원과 관리비가 빠져나가면, 남은 돈으로 한 달을 버티는 일이 늘 아슬아슬하다. ==주거비가 소득의 4분의 1을 넘어가는 순간==, 저축은커녕 갑작스러운 병원비 한 번에 마이너스로 돌아서곤 한다. 지수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혼자 사는 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