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본가에 들렀다가, 가스레인지 위에서 새까맣게 졸아붙은 된장국을 봤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어머니는 "국 데우다 깜빡했지 뭐" 하고 웃으셨고, 자식은 그 웃음 뒤에 따라붙는 생각 때문에 그날 밤 잠을 설쳤다고요. 혼자 계신 부모님의 생활이 조금씩 헐거워지는 순간은 대개 이렇게, 사고가 아니라 사소한 장면으로 먼저 옵니다. 그때 가족들이 가장 먼저...

명절에 내려갔다가 부모님 통장을 우연히 본 적이 있습니다. 매달 들어오는 돈이라고는 국민연금 몇십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기초연금은요?" 하고 물었더니 어머니가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우리는 집 있어서 안 된대." 그 집은 시세 1억 원대 지방 아파트였고, 어머니는 어디서 들은 그 한마디를 십 년 가까이 사실로 믿고 계셨습니다. 부모님 세대의 복지는 이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