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네 시. 보내야 할 메일 하나를 열어두고 커서만 깜빡이게 둔 적이 있을 겁니다. 내용은 머릿속에 다 있는데,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만 열 번쯤 지웠다 썼다 합니다. 그러다 결국 길게 써서 보내고, 다음 날 돌아오는 답장은 이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뭘 하면 될까요?" 업무 메일이 어려운 건 글솜씨가...

금요일 저녁, 퇴근 준비를 하던 지수 씨에게 옆자리 동료가 다가옵니다. "주말에 잠깐만 이 자료 좀 봐줄 수 있어요?" 이미 이번 주에만 세 번째 부탁입니다. 마음속에서는 '이번엔 좀 곤란한데'라는 소리가 분명히 들리는데,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언제나처럼 "아, 네… 볼게요"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수 씨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왜 매번 거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