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카드 명세서를 훑어보다가 손이 멈췄습니다. 분명 쓴 기억이 없는 결제가 월 4,900원, 월 9,900원씩 나란히 찍혀 있었거든요. 하나는 3년 전 무료 체험으로 가입한 영상 편집 앱, 다른 하나는 이름조차 낯선 클라우드 저장공간이었습니다. 금액은 작지만 열두 달을 곱하면 한 끼 외식값이 아니라 한 달 식비가 됩니다.

휴대폰을 택시에 두고 내린 날, 지민 씨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폰 값이 아니었다.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찍어 온 사진 1만 2천 장이었다. 다행히 폰은 이틀 뒤 돌아왔지만, 그 이틀 동안 그는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 사진은 지금 정확히 어디에 있지?" 많은 사람이 "클라우드에 올라가 있겠지"라고 막연히 믿는다. 그런데 설정을 열어보면 동기화가 ...

새 휴대폰으로 바꾸던 날, 매장 직원이 무심하게 물었습니다. "사진 백업은 해두셨죠?" 그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아이 돌잔치부터 지난 여행까지, 몇 년치 기억이 손안의 작은 기기 하나에 전부 들어 있는데 정작 그 사진들이 '어디에,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더 아찔한 건, "나는 클라우드 켜놔서 괜찮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