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도장을 찍던 날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중개사무소의 낡은 소파,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숫자를 몇 번이나 다시 확인하던 손끝, 그리고 열쇠를 건네받고 빈 집 한가운데 서서 "이제 여기가 내 자리구나" 싶던 그 조용한 안도감. 문제는 그 안도감이 2년 뒤에도 유효한가입니다. 전세는 남의 집에 목돈을 맡겨두고 사는 제도입니다. 계약이 끝나면 당연히 ...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놓입니다. 집주인도 친절했고, 부동산 사장님도 "여기는 문제없는 집"이라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보증금을 지켜주는 건 사람의 말이 아니라 절차입니다. 이사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전입신고를 미룬 사람과, 잔금 치른 날 바로 주민센터에 다녀온 사람은 같은 집에 살아도 법적으로 전혀 다른 위치에 서 있습니다. 전세든 월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