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월급에서 10만 원을 빼서 통장에 넣는다. 1년이면 120만 원. 별것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이 돈이 30년 뒤에 어떤 숫자가 되어 있을지 계산해 본 적 있는가. 복리를 이해하면, 그 숫자가 단순히 120만 원 × 30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한 줄 요약: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구조다. 72를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햇수를 바로 알 수 있다.
단리와 복리, 뭐가 다를까
은행에 1,000만 원을 넣었다고 하자. 연 이자율이 3%라면,
| 구분 | 1년 뒤 | 5년 뒤 | 10년 뒤 | 20년 뒤 |
|---|---|---|---|---|
| 단리 (원금에만 이자) | 1,030만 원 | 1,150만 원 | 1,300만 원 | 1,600만 원 |
| 복리 (이자에도 이자) | 1,030만 원 | 1,159만 원 | 1,344만 원 | 1,806만 원 |
1년 차에는 차이가 없다. 그런데 20년이 지나면 206만 원이나 벌어진다. 복리에서는 해마다 '불어난 원금+이자' 전체에 다시 3%가 붙기 때문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차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이걸 흔히 '복리의 마법'이라고 부른다.
72의 법칙 — 암산으로 두 배 되는 시간 알기
복리 계산을 매번 계산기로 두드릴 필요는 없다. 72의 법칙이라는 간편한 공식이 있다.
72 ÷ 연 수익률(%) =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대략적인 햇수
예를 들어보자.
| 연 수익률 | 72 ÷ 수익률 | 원금 두 배까지 걸리는 시간 |
|---|---|---|
| 2% | 72 ÷ 2 | 약 36년 |
| 3% | 72 ÷ 3 | 약 24년 |
| 6% | 72 ÷ 6 | 약 12년 |
| 8% | 72 ÷ 8 | 약 9년 |
| 12% | 72 ÷ 12 | 약 6년 |
연 3%짜리 예금에 넣으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24년이 걸린다. 연 6%로 굴릴 수 있다면 12년이면 된다. 수익률이 두 배가 되면 기간은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 법칙은 정확한 수학 공식은 아니지만, 연 수익률이 2~15% 범위에서는 실제 복리 계산 결과와 거의 일치해서 금융 실무에서도 널리 쓰인다.
복리의 진짜 힘 — '시간'
복리에서 가장 강력한 변수는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이다. 같은 금액을 같은 수익률로 굴려도, 10년 먼저 시작한 사람과 나중에 시작한 사람의 결과는 크게 다르다.
예시: 매달 30만 원씩, 연 5% 복리로 적립한다면
| 투자 기간 | 넣은 원금 합계 | 복리로 불어난 금액 |
|---|---|---|
| 10년 | 3,600만 원 | 약 4,660만 원 |
| 20년 | 7,200만 원 | 약 1억 2,330만 원 |
| 30년 | 1억 800만 원 | 약 2억 4,970만 원 |
20년과 30년 사이, 넣은 돈은 3,600만 원 늘었을 뿐인데 불어난 금액은 1억 2,640만 원이나 차이 난다. 뒤로 갈수록 이자가 이자를 낳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일찍 시작하라"는 재테크 격언의 수학적 근거다.
복리가 거꾸로 작동할 때 — 빚의 복리
복리는 저축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대출 이자에도 복리가 작동한다. 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 대표적이다.
카드 대금 100만 원을 리볼빙으로 돌리면, 갚지 못한 잔액에 연 15~20% 수준의 이자가 복리로 붙는다. 72의 법칙을 적용하면, 연 18%일 때 72 ÷ 18 = 4년. 갚지 않고 놔두면 4년 만에 빚이 두 배가 된다는 뜻이다.
저축의 복리가 '시간의 친구'라면, 빚의 복리는 '시간의 적'이다. 고금리 빚일수록 하루라도 빨리 갚는 것이 수학적으로 유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지갑에 미치는 영향
- 적금·예금 이자: 대부분의 은행 정기예금은 만기 일시 지급이라 단리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만기 후 재예치를 반복하면 복리 효과가 생긴다. 복리 적용 상품(월복리 적금 등)을 고를 때는 세후 실질 수익률로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 연금·장기 투자: 국민연금, 퇴직연금(DC·IRP), 개인연금 등은 수십 년 단위로 운용된다. 여기서 복리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 수익률 1%p 차이가 20~30년 뒤에는 수천만 원 차이로 벌어질 수 있다.
- 빚 관리: 리볼빙, 현금서비스, 고금리 대출은 복리가 역방향으로 작동하는 대표 사례다. 72의 법칙으로 내 빚이 두 배가 되는 시점을 계산해 보면, 상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무리 — 오늘 할 수 있는 세 가지
- 72의 법칙으로 내 저축을 점검해 보자. 지금 넣고 있는 통장의 금리로 원금이 두 배가 되려면 몇 년이 걸리는지 암산해 보는 것만으로도 감이 잡힌다.
- 고금리 빚이 있다면, 같은 계산을 빚에도 적용해 보자. 빚이 두 배가 되는 시점이 저축보다 빠르다면 상환이 먼저다.
-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자. 금액이 작아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 늦게 큰 돈을 넣는 것보다 유리하다. 복리는 기다려 주는 사람에게 보상한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상품 가입이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제도·수치는 변동될 수 있으니 실제 거래 전 공식 정보를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