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내과 대기실에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혈압을 쟀더니 152에 94가 나왔다는 이야기, 주변에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의사는 "한 번 수치로는 모릅니다, 집에서 재보고 오세요"라고 말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조금 허탈합니다. 병원에서 잰 숫자가 제일 정확한 것 아니었나 싶어서요. 그런데 이 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혈압은 체온이나 키처럼 고정된 값...

지난 거래일(금, 8/21) 한국 증시는 ==두 얼굴==을 보여줬습니다. 코스피는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주주환원 발표에 힘입어 0.88% 상승했지만, 코스닥은 4.63% 급락하며 올해 14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현지 8/21)는 국채 금리 급등 주간을 반등으로 마무리했고,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3.2%로 대폭 상향 조정했...

전기차를 처음 산 지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충전기 앞에 섰는데, 어떤 건 30분이면 되고 어떤 건 밤새 꽂아둬야 한대. 그럼 무조건 빠른 게 좋은 거 아니야?" 그럴듯한 말입니다. 시간은 아까우니까요. 그런데 몇 달 뒤 같은 사람이 다시 말했습니다. "겨울 되니까 급속 꽂아도 예전만큼 안 들어가더라." 전기차 충전은 ==주유와 전혀 다른 물리...

작년 겨울에 산 에어프라이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아세요? 주방 상부장 맨 위 칸, 상자째로. 사서 두 달은 냉동만두를 열심히 구웠고, 세 달째부터는 씻기 귀찮아서 안 꺼냈고, 여섯 달째에는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이유로 치워졌습니다. 이런 이야기, 생각보다 흔합니다. 에어프라이어가 나쁜 물건이라서가 아닙니다. 내 부엌과 내 식습관에 맞지 않는 크기와 ...

편의점 야간 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들어온 지수 씨(가명)는 우편함에서 국세청 안내문 한 장을 꺼냈다. 겉면에는 "장려금 신청 안내"라고만 적혀 있었다. 광고 전단인 줄 알고 신발장 위에 올려둔 채 잠들었고, 그 종이는 한 달 뒤 재활용 쓰레기와 함께 사라졌다. 그 해 겨울, 같은 매장에서 일하던 동료가 "장려금 들어왔다"며 웃는 걸 보고서야 지수 씨는 자기...

동네에서 수제 캔들을 만들던 지인이 있었습니다. 향도 좋고 사진도 예쁘게 찍었는데, 정작 "그래서 어디서 팔 거예요?"라고 물으니 대답을 못 하더군요. 일단 스마트스토어를 열었고, 주변에서 쿠팡도 해야 한다길래 넣었고, 인스타 DM으로도 팔았습니다. 석 달 뒤 정산 내역을 같이 열어봤는데, 매출은 분명 늘었는데 통장에 남는 돈은 처음보다 줄어 있었습니다. ...

9월 초, 강원도 어느 계곡 캠핑장. 낮에는 반팔로도 땀이 났고, 일기예보는 최저 15도라고 했다. 그래서 여름에 쓰던 얇은 침낭 하나만 챙겼다. 그런데 새벽 세 시, 잠에서 깼다. 등이 아니라 ==어깨와 발끝==이 시렸다. 담요를 덮고 다시 누웠지만 결국 해가 뜰 때까지 뒤척였다. 다음 날 온도계를 보니 새벽 최저는 9도였다. 캠핑 장비 중에서 실패해도 ...

8월 말이면 우편함에 한 통이 꽂힙니다. 지난달 전기요금 고지서입니다. 어떤 집은 그 봉투를 뜯기 전에 이미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에어컨을 켤 때마다 리모컨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버틴 한 달이었는데도, 숫자는 늘 예상보다 조금 더 큽니다. 그런데 그 부담을 나라가 대신 짊어져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름은 조금 딱딱합니다. ==에너지바우처==. 이름만 보면...

어제(목, 8/20) 한국 증시가 ==5.89% 급등==이라는 역사적 반등을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40조 원 자사주 소각 발표가 반도체 대형주를 끌어올렸고, 외국인이 1조 7천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전날 낙폭을 하루 만에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간밤 미국 증시는 월마트 실적 부진과 유가 급등에 하락했고, 잭슨홀 심포지엄을 일주일 앞두고 시장 긴장은 여...

6개월을 만들고, 첫 달 결제자가 세 명이었다 지인 중에 반려견 산책 대행 앱을 만든 분이 있다. 기획 4개월, 개발 6개월, 디자인 외주까지 합쳐 ==대략 2천만 원== 가까이 들었다. 출시 첫 달 가입자는 400명 남짓, 그중 실제로 결제한 사람은 세 명이었다. 문제는 앱이 아니었다. 앱은 잘 만들어졌다. 문제는 "돈 내고 남에게 내 개를 맡기겠다"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