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밤, 리모컨을 들었다가 그대로 내려놓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거 16부작이네" 하는 순간 마음이 살짝 무거워진다. 두 시간짜리 영화는 가볍게 시작하면서도, 정작 몇 년째 예능만 돌려보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의 '길이'와 '끝맺음' 방식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 번에 딱 끝나던 이야기가 "다음 시즌에서 계속"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바꿔 낀 적이 있다. 이전 것은 30분만 지나면 귓구멍이 뻐근해서 결국 한쪽을 빼 들고 다녔다. 새로 산 것은 스펙 표만 보고 '노이즈캔슬링 최고급'이라고 적힌 제품을 골랐는데, 정작 내 귀에는 헐거워서 지하철이 커브를 돌 때마다 스르륵 빠졌다. 비싼 값을 치르고도 만족하지 못한 이유는 하나였다. 이어폰은 스펙이 아니라 귀가 고르...

새 기술을 배워 이직하고 싶었던 서른네 살 김주임의 이야기부터 해보려 한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데이터 분석 학원 수강료가 400만 원이라는 안내를 받고 조용히 창을 닫았다. "돈 모아서 내년에" 하고 미뤘지만, 그 내년은 매년 돌아왔다. 김주임이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나라가 그 학원비의 상당 부분을 대신 내주는 카드==가 있다는 것. 바로 국민내...

농구 중계를 처음 켜면 숫자가 정신없이 바뀌고, 사람들은 코트를 쉴 새 없이 오간다. 공은 링을 향해 날아가고, 어느 순간 점수판이 2점씩, 때로는 3점씩 뛴다. 규칙을 모르면 "왜 갑자기 저기서 멈추지?", "방금 그건 왜 반칙이야?" 하는 물음표만 쌓인다. 그런데 몇 가지 뼈대만 잡으면 농구는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빠져드는 종목이다. 경기가 짧게...

새 휴대폰으로 바꾸던 날, 매장 직원이 무심하게 물었습니다. "사진 백업은 해두셨죠?" 그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아이 돌잔치부터 지난 여행까지, 몇 년치 기억이 손안의 작은 기기 하나에 전부 들어 있는데 정작 그 사진들이 '어디에,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더 아찔한 건, "나는 클라우드 켜놔서 괜찮아"라...

퇴근길에 장을 봐서 스테이크 한 덩이를 사 온 날이었다. 기대에 부풀어 팬을 달구고 고기를 올렸는데, 겉은 좀처럼 노릇해지지 않고 바닥에 눌어붙기만 했다. 뒤집으니 살점이 뜯겨 나가고, 접시에 담긴 건 상상하던 그 스테이크가 아니었다. 알고 보니 문제는 고기가 아니라 팬이었다. 3년 넘게 쓴 코팅 팬은 이미 코팅이 다 벗겨져 있었고, 애초에 강한 화력으로 ...

오늘은 8월 7일 금요일. 어제(목, 8/6) 한국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극적으로 엇갈렸다. 코스피는 외국인 3.3조 원 순매도 폭탄에 4.58% 급락하며 6,296선까지 밀린 반면, 코스닥은 제약·바이오 중심 순환매에 힘입어 5거래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간밤 미국 증시(현지 8/6)는 다우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써냈지만, 나스닥은 구글 AI 인재 ...

회사를 나오던 날, 지영 씨(가명)의 머릿속을 채운 건 홀가분함보다 막막함이었습니다. 다음 달 카드값, 월세, 보험료는 그대로인데 들어오던 돈만 뚝 끊긴다는 감각. 이런 순간을 위해 우리가 매달 월급에서 떼어 온 것이 바로 고용보험입니다. 실업급여는 시혜가 아니라, 일하는 동안 내가 부어 둔 안전망을 되돌려 받는 제도입니다. 문제는 이 제도가 2026년 들...

며칠 전, 멕시코의 한 방송사가 발표한 신작 예능 라인업을 보다 낯선 익숙함에 눈이 멈췄다. 한적한 해외 소도시에 작은 식당을 차리고 현지 손님에게 한 끼를 내주는 포맷. 이름도 배우도 전혀 다른데, 화면의 짜임새는 어디서 많이 본 그것이었다. 우리가 몇 해 전 즐겨 보던 프로그램의 '골격'이 지구 반대편에서 다시 세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한국 예능은...

오늘은 8월 6일 목요일. 어제(수, 8/5) 한국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의 강력한 반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3.76% 급등하며 6,590선을 회복했다. 간밤 미국 증시(현지 8/5)도 기업 실적 호조와 AI 투자 기대에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 오늘의 핵심: 반도체가 돌아왔다. 메모리 선판매 호조와 빅테크 실적이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렸고, 호르무즈...
